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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년 서울대총학생회 후보 김중기 유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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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남측본부 조회27회 작성일 06-08-10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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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표일 : 1988-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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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년 서울대총학생회 후보 김중기 유세문
 - 1988년 03월 29일 



아크로폴리스에 내리쬐는 초봄의 따스한 햇살은, 1988년도 서울대학교 총학생회의 희망찬 앞날을 예견하는 듯 합니다.

또한 이 곳 유세장에 모인 우리 학우들의 뜨거운 호흡은 청년학도의 해방투쟁을 향한 열정이 가슴 저 밑바닥에서 요동치고 있음을 웅변해 주는 듯 합니다.

역사진보의 수레바퀴를 힘차레 밀어왔고, 조국의 자주·민주·통일의 새날을 열어나가는 데 항상 선봉에 서 왔던 곳이 바로 이곳 자주관악.

분열과 패배의 아픔을 딛고 일어나 작년에 못 다 이른 민주정부 수립과 조국통일의 신기원을 열어 나가고자 관악 2만학우의 선두에 서서, 4천만 애국민중의 선두에 서서 민주구국의 대열에 이 한몸 기꺼이 바치고자 하는 인문대학 철학과 4학년 김중기, 관악 2만 애국청년학도 여러분 앞에 고개숙여 인사드립니다.

저는 오늘 이 자리에서 올해 반미반독재 구국투쟁의 앞길에서 조국통일촉진운동이 왜 사활적 과제로 제기되는가, 그리고 우리는 조국의 자주적 평화통일을 위하여 무엇을 할 수 있는가에 대하여 소신있게 책임성있게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올해 구국항전의 앞길에서 88서울단독올림픽 개최를 계기로 미국의 분단고착화를 통한 식민지지배 영구화와 군부독재의 안정화 음모를 저지, 파탄시켜내는 일만큼 사활적인 임무는 없습니다.

그것은 미국과 군부독재의 의도를 저지해 낸다는 소극적 의미보다는 올림픽을 계기로 하여 고조될 우리 민중의 조국통일에의 열정을 올바르게 받들어 민족통일에의 일대전기, 새로운 서광을 맞이해야 한다는 적극적인 의미에서 찾아지는 것입니다.

88년에 조국통일의 새로운 서광을 안아오지 못한다면 우리는 군부독재의 후계자들에 의해 영구히 손발을 묶인 채 살아야 하며, 우리 민중은 가난에 찌든 생활과 독재자의 탄압에 시달려 삶의 의미를 잃게 될 것입니다.

이 뿐이겠습니까?

휴전선은 국경선이 되어, 5천년동안 피를 나누며 한강토에 뿌리박고 살아온 우리 겨레는 타의에 의해 서로 적대시하며 나뉘어 살게 되고, 한국민중은 민족의 자주권을 미국에 빼앗긴 채, 식민지 민족의 울분과 비애를 자손만대에 영구히 물려주어야 합니다.

관악 2만 애국학도 여러분!

우리들이 국민학교 시절 자주 불렀던 노래는 무엇입니까?

그리고 작년 6월 민주화 대투쟁 당시 광화문에서, 종로에서, 을지로에서, 대학로에서 애국시민과 스크럼을 짜고 눈물을 흩뿌리며 불렀던 그 날의 노래는 무엇이었습니까?“우리의 소원은 통일”바로 그것이었습니다.

우리들의 의식이 싹트기 시작하면서 그토록 줄기차게 불러왔던 노래의 가사처럼 꿈에도 그리던 우리 민족 최대의 염원은 통일입니다.

어느 시인은 “분단은 곧 죽음이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렇습니다!

바로 우리 민족은 43년간을 그야말로 “죽음”으로 살아왔던 것입니다.

조국강산이 외세에 의해 두 동강나고, 그 허리에 철조망이 쑤셔 박히고, 그것도 모자라 동족끼리 서로 적대시하며 분열과 반목의 길로 치달은 지 어언 43년.

청년학도 여러분!

이것이 바로 우리 5천년 배달겨레의 분단조국의 현실입니다.

세계적으로 군사적 대결의 긴장국면을 완화하는 평화의 조짐이 보이고, 체제와 이념이 서로 다른 소련과 미국이 평화협상을 벌이며, 독일에서는 동독의 호네커 수상이 서독을 방문하는 역사적 사건이 성사되었지만 유독 한반도에서만 전쟁전야와 같은 분위기가 감돌고, 상호비방, 상호모략이 끊임없이 벌어지는 것은 무엇 때문입니까? 그것은 바로 온 민족의 염원인 통일을 바라지 않는, 오히려 적극적으로 방해하는 반통일세력이 있기 때문입니다. 반도 남단을 그들의 신식민지로, 대소전진기지로 영구지배 하려는 미국과 그에 빌붙어 영구집권을 꿈꾸는 군부독재정권이 바로 그들인 것입니다.

올림픽을 계기로 하여 민족화해와 남북 간의 평화분위기가 조성되어, 올해를 민족대단결, 평화의 기운이 넘쳐나는 한 해로 만들려는 노력은 고사하고 미-청와대 독재자들은 NATO의 군사훈련 보다도 더 대규모적인 핵전쟁연습, 팀스피리트 훈련을 강행하고, 올림픽을 전후로 하여 한미일 삼각군사합동훈련을 실시하여 남과 북의 대결국면,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습니다.

이러한 죽음의 현실에서 이제는, 이제는 민족대단결, 민족화해의 기치를 높이, 높이 들어 올려야 합니다. 동족을 적대시하고, 동포의 가슴에 총부리를 겨누는 이 분단조국의 암울한 현실에 종지부를 찍어야 합니다.

분열과 예속을 매장하고 자주·민주·통일에 살려는 관악 청년학도 여러분!

분단을 강요하고 반북대결의식을 조장하는 반통일세력에게 남북화해, 민족대단결의 불벼락을 내립시다!

청년학도 여러분!

장장 반만년을 한 강토 안에서 슬픔과 기쁨을 같이 나누었던 우리민족이 타율적인 분단의 비운에 몸부림치면서 살아온 지 어언 40여년이 흘러 갔습니다. 국경 아닌 국경, 휴전선을 사이에 두고 서로 부르며 통곡하는 비원이 구천에 사무쳤고, 이대로 살 수 없다는 피의 절규가 이그러져 가는 민족성을 고발하고 있는 데, 우리의 낭비된 세월, 잃은 시간을 무엇으로 보상한단 말입니까?

통일, 이것은 피의 외침이고, 민족사의 요구입니다. 온 겨레가 40여년을 하루같이 꿈에도 잊지 않고 기다리는 민족적 숙원이며, 민족이 완수하여야 할 지상의 과제입니다.

이것은 휴전선 장벽을 뚫고 남과 북으로 갈라져 살던 혈육들의 포옹이 우리 민족의 가슴깊이 아로새겨준 통절한 교훈입니다.

평양과 서울에서 흘리는 가족의 눈물이 전파를 타고 3천리 방방곡곡에 메아리쳐, 6천만 전체 민족이 울고, 삼천리 강산의 산천초목이 눈물을 흘렸으며, 세계만방을 흥분의 도가니로 몰아넣었습니다.

통일! 국토와 민족의 통일! 민족주의자건 자유주의자건 혹은 공산주의자건 이 민족대업을 완수하기 전에는 누구도 한반도에 내가 있노라고 소리쳐 말하지 못할 것입니다.

분열을 조장하는 안팎의 반통일세력을 반대하고 조국통일의 기치를 높이 올립시다!

관악 청년학도 여러분!

기호 2 김중기와 유재석은, 올해를 조국의 자주적 평화통일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나가는 역사적인 해로 만들기 위해서는 먼저, 남과 북의 민족화해와 민족대단결의 실현이 요구되어 진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통일조국의 동량이 될, 남과 북 청년학생들간의 민족화해와 민족대단결을 도모하는 것이 분단조국의 통일에 커다란 의의를 가진다고 생각되기에 북한 청년학생들을 대표하는 김일성종합대학 청년학생들에게 다음과 같은 제안을 기호 2 김중기·유재석 후보의 이름으로 드리는 바입니다.



자주관악 형제여! 자주관악 통일꾼 동지여!



남과 북의 청년학생 수 만명이 남과 북의 국토를 종단하면서 내 조국 내 강토에 대한 사랑을 온 몸으로 표현하고 육천만 동포의 가슴에 조국통일의 불씨를 심어주는 모습을 생각해 보라! 수 천년 아득히 먼 옛날로부터 밭갈이하여 온 조상들의 땀이 스며 있고 외적의 침입으로부터 조국의 독립을 지키기 위하여 싸워 온 선조들의 붉은 피가 배어 있으며 이 나라에서 생명을 받아 웃고 울며 살다가 죽어간 수천 수억만 조상들의 백골이 묻혀 있는 내 조국 내 강토! 앞으로도 수천수억만 후손들의 피와 땀이 스밀 것이며 수억만의 백골이 묻히고 다시 수억만의 새 생명이 태어나면서 조국의 영광을 길이 빛내어 갈 내 조국 내 강토.

자주관악 형제여! 자주관악 통일꾼 동지여!

한 핏줄을 탄 김일성대학 청년학생들을 만나보고 싶지 않은가? 남과 북의 최고의 지성, 통일조국의 미래를 두 어깨에 짊어져 나갈 서울대, 김일성대 청년학생들의 체육대회는 생각만해도 가슴이 떨려오지 않는가? 조국통일의 지평을 통일조국의 동량이 될 우리 청년학생들이 먼저 열어나가야 하지 않겠는가?

청년학도여! 지금 당장 결의하자.

"민족화해를 위한 남북한 청년학생 국토종단 순례대행진”과 “민족대단결을 위한 남북한 청년학생 체육대회”는 우리 청년학도의 자주적 평화통일에의 열정이 살아 숨쉬는 한, 육천만 겨레의 통일염원이 가슴 속 저 밑바닥에서 고동치는 한, 반드시 가능할 것이며, 기필코 성사시켜야만 한다. 그리하여 육천만 겨레의 조국통일에의 염원에 불꽃을 당겨 올해를 조국통일의 신기원을 장식하는 해로 만들자. 반도 남단에 아니 삼천리 금수강산 방방골골에 조국통일의 핵폭풍을 몰아오자.



조국의 자주적 평화통일 만세!

남북 청년학도 대단결로 조국통일 앞당기자!

조국통일의 광장으로 진군하자. 관악이여!



청년학도여!

우리의 소원은 통일입니다. 꿈에도 소원은 통일입니다. 아크로폴리스에 모인 모든 학우 여러분! 관악 이만 학우의 조국통일에의 열정을 온 몸으로 보여주고, 이곳 아크로폴리스에서 시작된 조국통일에의 열풍이 반도 남단, 삼천리 방방골골에 휘몰아치도록 굳센 결의로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어깨에 어깨를 부여잡고 다함께 불러봅시다.

저 북녘의 땅을 밟아보고 싶습니다. 나라 잃은 우리의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피눈물을 흘리며 간도를 떠나갔던, 홍범도 장군의 독립군이 왜놈군대와 범처럼 용감하게 싸웠던, 만주의 항일유격대가 피 흘리며 달렸던 그 길과 산을 밟아보고 싶습니다.

이곳 남녘의 땅을 북의 형제들에게 보여주고 싶습니다.

동학농민군의 뼈와 살이 섞인 황톳길, 광주 원혼들의 함성과 통곡이 아직도 쟁쟁한 망월동 산비탈, 진달래 꽃잎들이 잠들어 계신 수유리 묘역이랑 모두 보여주고 싶습니다.

지뢰와 철조망으로 뒤덮인 비무장지대를 깨끗이 비워낸 후 북한강이 깎아 놓은 저 눈부시게 고운 모래밭에서 한바탕 해방 춤을 추어보고 싶습니다.

한라의 청맥으로, 백두가는 한 길로 삼천리 금수강산이, 육천만 겨레가 함께 부르는 통일의 노래로 떠나갈 듯 들썩일 그날을 하루빨리 살아보고 싶습니다.



백두여! 한라여! 너 듣는가

살아오는 통일의 함성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