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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전향 장기수 김영식 선생 미수 잔치(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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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남측본부 조회16회 작성일 20-07-16 2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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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일조국에서 화목하게 삽시다』 수필집 헌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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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전향 장기수 통일원로 김영식 선생의 미수 잔치가 7일 서울 낙성대 근처 식당에서 열렸다. 김영식 선생 당신의 삶을 스스로 정리한 글들을 모아 책으로 엮은『통일조국에서 화목하게 삽시다』출판 헌정식도 진행됐다. [사진 - 통일뉴스 이종문 통신원]

비전향 장기수 통일원로 김영식 선생의 미수(米壽, 88세) 잔치가 7일 서울 낙성대 근처 식당에서 열렸다. 코로나19 상황으로 낙성대 ‘만남의 집’에서 많은 분들 모시고 준비하기에는 여러 가지 어려운 점이 있었다.


낙성대 부근 식당에서 몇몇 지인들만 참여하는 가운데 미수 잔치와 함께 그동안 살아오시면서 김영식 선생 당신의 삶을 스스로 정리한 글들을 모아 책으로 엮은『통일조국에서 화목하게 삽시다』출판 헌정식을 가졌다.


김영식 선생은 1962년 아내와 한 살 터울인 남매(현일, 경자)를 두고 남파되었다가 그해 3월에 체포되어 27년을 복역하고 1988년 출소하였다. 선생은 2차 송환 희망자이기도 하다.


“이제 나도 인간이 되었습니다.” 2001년 1월 29일 전주 고백교회에서 강제전향 무효선언에서 김영식 선생이 세상을 향해 던진 인간 선언이다.


차라리 맞아서 죽는 게 행복하다고 생각할 정도로 혹독한 고문이 자행되었다. 노무현 정부 시절 의문사진상규명위에서도 국가폭력에 의한 강제전향은 전향이 아님을 선언하고 송환을 주장하는 분들을 ‘비전향’으로 통일된 명칭을 사용하기로 한 바 있다.


굴곡 많은 세월 고단했던 삶의 무게를 느끼지 못할 정도로 너무나 천진난만한 웃음을 지니시고 순박하신 선생님의 삶의 이야기를 책으로 엮어 냈다는 것에 대해 주위의 많은 분들이 언제 그런 글을 쓰셨는지 의아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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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전향 장기수를 다룬 다큐 영화 <송환>으로 김영식 선생과 인연을 쌓아온 김동원 감독이 책 발간을 준비하면서 느낀 소회를 밝혔다. [사진 - 통일뉴스 이종문 통신원]

선생이 써놓으신 대학노트 30권 분량의 원고를 정리하느라 <송환>의 김동원 감독과 유미래 감독, 김혜순 양심수후원회 회장, 출판기획사 김호현 양심수 후원회 이사가 특별히 많은 힘을 기울였다고 한다.


미수잔치와 책헌정식은 이경원 양심수 후원회 운영위원의 사회로 시작됐다.


먼저 김동원 감독이 책 발간을 준비하면서 느낀 소회를 밝혔다.


“3,4년 전부터 시작된 걸로 기억한다. 약속을 진작에 드렸는데, 이제서야 약속을 지키게 되었다. 유미래 감독이 많이 힘썼다. 대학노트 30권 불량의 어마어마한 양의 글을 정리하면서 간혹 난필을 해독하면서 고생이 많았다. 작년 가을부터 본격적으로 준비하게 되었다. 제가 이러저러한 글을 많이 읽었지만, 순박하고 성실한 선생님 마음을 전달하게 되어서 뿌듯하게 생각한다. 양심수후원회와 김호현 이사님, 여기 참석하신 분들이 물심양면으로 많이 도와주셨다. 다같이 수고하셨다.”


이어서 양희철 선생이 축사와 함께 축시를 발표하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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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영식 선생과의 관계를 “실 바늘 눈빛만 봐도 알 수 있다“고 말한 비전향 장기수 양희철 선생이 축시를 낭독했다. [사진 - 통일뉴스 이종문 통신원]

“영광이다. 징역살이 같이 했던 장기수라 불리우는 김영식 선생이 미수에 책까지 고맙다. 저와의 사이는 뭐라고 할까 실 바늘 눈빛만 봐도 알 수 있다.“


미수 맞으시는 김영식 선생님께


머무시다 일어서신 자리 인정이 고이고

화사한 햇볕 핥고 간 자리 푸르름 있듯

허리 굽혀 땅과 속사긴 자리

채소며 영근 열매 있었나니

부지런 빼면 남는게 무엇일까

근면의 상징이신 김영식 선생님!


어려움 딛고 살아오신 어젯 날

몸서리쳐 떨게 했던 징역 27년

그리움에 잠 못이루었던 나날들

죄라고, 조국사랑밖에 없는데

보안관찰이란 끈으로 묶었다네


오늘 맞으시는 미수(米壽) 88세

서럽도록 보고파라 안기고파라

어머니당과 조국 그 보살핌

처와 자식들 그리고 고향의 모든 것을

고문으로 뼈깎이고 살져며도

배고픔에 무릎 꺼져도 어젯 일

그리움이 있었기에

안기고픔이 있었기에

참고 견뎠노라, 시련

현재 진행형인 것을 지금

인정어린 이웃

감싸준 동지

비틀어지게 걸을까 염려주신

사랑 부풀리며 오늘 살고 내일을 엮는다

잊을까, 이 은혜로움을

따스한 기운 속에 베풀어주신 은혜

“화목하게 삽시다”란 책까지 주시니

부끄러움 앞세워 고마움 솟아라


김영식 선생님!

선생님께선

화목하게 사실 수 있는 권리가 있습니다.

행복하게 사실 수 있는 권리가 있습니다.

고향으로 가실 수 있는 권리가 있습니다.

부모처자 누구나 만날 수 있는 권리가 있습니다.

김영식 선생님!

봄이면 삼천리 강산 곳곳 처처에

꽃소식 전하듯

김영식 선생님의 속내(내부)를 전하세요

그림도 좋고 노래도 괜찮겠지요

슬픔의 비창일까 기쁨의 환희일까

미수의 삶속, 인고의 발버둥이 있었고

생명의 탄생, 그 환희로움도 있었겠지요.

이런 것 그러한 것이 삶이겠지만

알면서 속아준 일

몰라서 속은 일

지혜로움과 아둔이 공존할 그런 것들

모르는 척, 아는척 하다가 당하는 봉변

손에 쥐고도 몇시간씩 찾았던

얼굴은 떠오르는데 이름이 생각나지 않은

이런 것들을 뇌이는 시간들이 생활임이랴.

김영식 선생님

서럽도록 보고픈 곳으로 책“화목하게 삽시다” 짊어지시고 얼른 가시와요.

가서 만나세요.

미수를 축하합니다.

출간을 축하합니다.


다음으로 권오헌 선생님의 축사가 이어졌다.


“늘 뭔가를 쓰시는 줄 몰랐다. 당신의 주장글 돌린다고 어림했었는데, 나중에 책을 냈다고 원고를 보니까 전혀 딴 세상이었다. 선생님이 이렇게 자기 기록 다했다는 것은 대단한 일이다. 어떨때 보면 눈물이 핑돌 때가 있다. 여기갔다 저기갔다 수십 킬로미터를 다니시고, 밤늦게 낙성대 만남의 집에 들어오시면 라면 끓여드시고, 기록을 남기셨다. 하루를 성찰하고 기록한다는 건 자기생활에 충실한 것이다.


선생님 생각하면 <송환> 영화가 떠오른다. 비전향장기수 2차 송환 계기 주인공이 되셨다. 2001년 전주 고백교회에서 양심선언 하셨는데, 정순택 선생의 양심선언 이후 선생님이 손수 쓰신 장문의 글을 보지도 않고 잔혹한 고문 내용을 발표하셨다. ‘며칠 후 강제 전향은 전향이 아니다’ 시작되었고, 낙성대 만남의 집 오셔서 여기저기 집 수선 수리하시고, 정원을 가꾸셨다.


선생님 활동과 생각을 대중적으로 전파하게 된 <송환>이라는 영화는 선생님 뗄래야 뗄 수 없다. 영화는 현대사 단면이고, 선생님 살아오신 것 기록된 것이다. 이렇게 소박하고 자상하신 분을 영화에서 눈물겹게 봤다. 자기 기록을 남긴다는 건 좋은 일, 개인이라기보다 현대사의 단면이다.


고향 조국의 품에 가시는 그날이 와야할텐데, 건강하게 그리운 가족 평생 한 이루길 바래고, 축하드리며 건강하시길 기원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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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통일뉴스 이종문 통신원]

이어서 범민련 남측본부 이규재 의장님 축사가 있었다.


“지켜 본 걸로 봐서 글이 조금도 꾸밈없는 참으로 귀한 글이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는 50년 엄청난 전쟁 치르고서도 지금까지 그 전쟁으로 인한 결과에 대한 그 진실 그것을 참 있는 대로 말하지 못하고, 이 근래 여러 형태로 글이 나왔지만 어딘가에는 솔직하지 못한 부분이 있어야 하는 2020년 장구한 시간 거치고도 참 그런데... 이것이 미제국주의와 그와 결탁하여 붙들고 늘어지는 역사의 반동들에 의해서 그렇다.


아마 김영식 선생님 글 수기처럼 했다면 쉽게 보기 어려운 진실성과 참 인간의 고뇌 같은 것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금까지도 끝나지 않은 전쟁, 전쟁 끝내고 민족의 새로운 미래도 조국의 새로운 시점 다가오고 있지 않나.


그 연세에 참 글을 내놓고 해서 꼼꼼하게 읽어보면서 선생님 마음을 헤아려보겠다. 선생님 고맙고 축하드린다.”


이어서 유미래 감독이 책소개를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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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출간을 위해 수고를 아끼지 않은 유미래 감독은 김영식 선생의 글 <고양이 새끼들>을 낭독했다. [사진 - 통일뉴스 이종문 통신원]

“저희 할아버지처럼 가까이 느껴졌습니다. 김동원 감독님이 원고를 주셨고 글로 옮기고 또 쓰면서, 세상에서 만날 수 없는 귀한 글이었습니다.”


같이 읽어보고 싶은 글이라고 하면서 204쪽의 ‘고양이 새끼들’ 글을 소개하였다.


고양이 새끼들


태양절 날은 기센터 가서 치료받고 집에 와 김련희가 부침개 부쳐 주어 점심 잘 먹고 3월 달에 심은 박을 바깥 고랑으로 옮기고 박 올라갈 덕을 맸다. 방앗간에 가서 아침에 맡겨놓은 쌀 빻은 것 15,000원 주고 가지고 와 냉동고에 넣고 박덕 마는 일을 계속 했다. 아침에 덕 맬 준비를 하는데 옆집 위에 박스 내놓은 것이 있는데 거기에서 고양이가 급히 튀어 나가길래 여기가 고양이 자는 데인가 하고 박스를 들여다보니 고양이 새끼가 다섯 마리 정도 웅크리고 있었다. 그래서 먹을 것이라도 사다 주려고 마음 먹고 주려고 마음 먹고 기센터에 가 치료 받고 와보니 감쪽같이 어디로 이사를 가고 말았다. 그래서 너무나 섭섭했다. 고양이도 자기 새끼를 귀중히 여기는데.. 나는 무어야...


2019.4.15.


유미래 감독이 낭독한 짧은 글 속에 이루 말할 수 없는 김영식 선생님의 삶의 이야기와 심정이 응축되어 있음을 순간 모두가 느낄 수 있는 순간이었다.


다음으로 양심수후원회 김혜순 회장의 책헌정식이 진행되었다. 김동원 감독이 꽃다발을 들고 소년처럼 기뻐하고 있다.


김영식 선생이 답사를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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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영식 선생이 감사의 마음을 담아 답사했다. [사진 - 통일뉴스 이종문 통신원]

“내가 이 자리에 서게 된 것은 오직 조국과 민족 생각 노력해서 시방 책도 나오고 여러 가지 여러 선생님들이 만들어 준 것입니다. 김호현 김동원 유미래 너무 고맙게 생각합니다.


~~~ 중간 생략 ~~~


아리랑 민족 단군할이버지 자손들 화목하게 삽시다.

갈리져 몇 해더냐 헤어져 몇 해더나 겨레여 나서라 조선은 하나다.

우리민족 세계에서 제일.

우리 민족 화목하게 삽시다.”


이어서 함께 촛불을 켜고 생일 축하 노래를 합창하면서 미수를 맞은 노투사의 생신을 모두함께 축하하였다. 손에 손에 봉투와 마음을 담은 선물이 건네진다. 선생님의 건강을 기원하는 자리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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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통일뉴스 이종문 통신원]

몇 순배의 축하 건배주가 올라가고 양심수후원회 김길자 운영위원의 축가에 덩실덩실 함께 춤을 추신다. 평양시민 김련희 씨는 눈물을 글썽이며 김영식 선생님과 함께 했던 낙성대 만남의 집 시절을 회상하면서 선생님 따님 김경자 씨를 빨리 볼 수 있으시길 바랬다.


원래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게 없다는데, 소문내지 않은 김영식 선생님의 잔치상에는 양아들이 보내주신 딸기와 떡이며 맛나는 음식이 차려져 있었다. 소문내지 않은 잔치상 먹을 게 많은 게 아닌가(?) 모두들 코로나와 힘겨운 시절, 흐뭇한 웃음이 넘쳐나는 뜻깊은 김영식 선생님의 미수잔치와 책 헌정식이었다.


화목하게 삽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