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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위 당국자간의 비밀회담(평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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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남측본부 조회95회 작성일 06-08-10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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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표일 : 1985-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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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위 당국자간의 비밀회담(평양)

 

1985년 11월 16일  


장세동(안기부장관), 박철언(안기부장특보), 강재섭(안기부장 제2특보),김용환(남북대화사무국과장)과 주치의 등5명이 비밀리에 평양을 방문하여 오후에 남측의 장세동, 박철언과 북측의 허담, 한시해가 회담을 가졌다.


장세동 : 40일 만에 다시 상면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두 번째가 아닐 정도로 친근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그 동안 실무회담을 해온 한시해 대표와 박철언 대표의 노고가 매우 컸었습니다.

저는 전두환 대통령 각하의 친서를 전달하고 또 각하의 뜻을 전달하는 동시에 고견을 들어 대통령 각하께 전하는 사명을 띠고 왔습니다. 그리고 허담 선생으로부터 지난번 서울 방문 결과를 김 주석님께 보고 드린 이후의 사정이나 주석님의 의견들을 듣고 싶습니다.


허담 : 장부장 선생이 강조하였듯이 우리의 책임이 크고 우리가 어떻게 일해 나가느냐가 중요하다고 봅니다. 영광스럽고 한편 책임이 무거운 일이라 생각합니다. 민족공동위업을 위해 힘을 합쳐 일해 나갑시다.


긴장완화와 전쟁 억지 그리고 통일을 향해 나가자는 데는 뜻이 같습니다. 대통령 각하의 정세분석에 주석님도 뜻을 같이하고 계십니다. 우리는 전쟁위험 상태에 놓여 있고 핵전쟁과 세계전쟁화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우리 나라는 대국의 이해가 교차되는 지점에 위치하여 대국의 각축전화 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나라의 분렬을 막고 통일을 이루어야 된다는 데도 공통인식을 가지셨다고 봅니다. 우리 세대에 통일을 이루고 동질성을 회복하여 후대에 통일조국을 물려주어야 한다는 데 대하여도 위대한 수령님의 뜻에 대통령 각하가 동감하고 계시는 것은 큰 다행입니다. 그리고 쌍방은 최고위급회담의 중요성과 긴박성에 대하여 또한 인식을 같이하고 있습니다. 그간 실무일꾼의 비밀접촉으로 진전이 있었으니 부장 선생과 제가 힘을 합하면 단시일 내에 성사되리라고 확신합니다.


우리들의 서울방문에 의견 차이점도 있었다는 것을 숨길 필요 없이 내놓고 얘기하여 그 차이를 줄여가야 하리라 봅니다. 차이점이라면 불가침선언의 담보문제와 통일을 이루는 방도문제입니다. 불가침선언의 담보문제에 대하여는 귀측에서 대국의 교차수교와 유엔 동시가입을 제기하면서 통일의 조성상 필요하다고 했는데 우리와 견해 차이가 있으니 좁혀 나가야 하겠습니다.


우리는 분렬된 두 개의 조선이 아니라 하나의 통일된 조선을 원합니다. 우리가 가장 경계해야 할 것으로 강조해온 일이 국제적으로 교차 승인 접촉과 유엔 동시가입입니다. 미국·일본과 가까워지는 것을 꺼려할 것은 없으나 교차 승인하게 되면 두 개의 조선으로 고착되는 결과를 가져오지 않겠느냐를 가장 우려해온 것입니다.


유엔이 나라 승인을 뜻하는 것은 아님은 알고 있으나 결국 그러한 방향이 됨으로 우리가 경계해왔는데, 이러한 차이점들을 극복하기 위해 어떻게 노력을 계속하느냐가 과제입니다. 그러나 기본은 공통되고 있으니 이를 살려나가고 차이점은 극복하고 좁혀 나가기 위해 노력한 다면 통일대업에 커다란 전진이 가능할 것입니다. 이렇게 할 때 통일을 앞당기고 최고위급회담도 성사 가능할 것으로 봅니다.


최고위급회담과 관련하여 몇 가지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첫째로 더 적극적으로 준비작업을 추진해 나가야겠습니다. 주석님이 결과를 맺지 못하면 안 만난 것만 같지 못하다고 하신 데 대해 대통령 각하도 공감이라고 하셨습니다.


회담 결과 발표할 문건 준비를 다그쳐야겠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로서는 적어도 2개 문안을 채택해야 된다고 봅니다. 그 하나는 불가침선언을 채택 발표하여야겠는데 이와 관련하여 일반적 선언, 언약뿐 아니라 구체적 담보책도 포함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또 다른 문건으로는 통일을 위한 강령을 채택해야 할 것입니다. 강령적 내용을 담을 문건에는 쌍방 방안을 접근시키고 공통점을 찾아 채택해야 하고 민족에게 통일의 서광을 열어주는 내용이 되어야겠습니다. 회담결과로서는 적어도 그러한 두 가지 문건은 만들어야 합니다.


두 번째로 시일과 형식문제에 관하여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시일문제는 우리가 되도록 빨리 하자는 것이고 따라서 우리가 문건을 얼마나 빨리 완성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봅니다. 문건만 완성되면 형식문제는 협의해서 적절한 형식을 취할 수 있다고 봅니다. 비밀담보 문제가 중요한 것입니다.


세번째는 분위기조성 문제에 대하여 말씀드립니다. 우리는 비방 중상 중지와 상대방을 반대하는 대규모 군사훈련 중지 문제를 이미 제기 하였습니다. 좋은 일 하면서 실례를 들면 적십자 호상 방문단 교환을 40년만에 하였으나 전보다 더 감정이 악화되었는데 서로 흠집 드러내고 욕하자면 교류 않는 것이 좋다는 말들이 많습니다 시비를 가르자는 것은 아니나 싸움은 남측에서 먼저 걸었습니다. 예술단도 남측에서 장부장 선생이 참석하여 박수 치고 했는데 그날 저녁에 비난을 시작하고 방문단 돌아가던 날 MBC등에서 집중 비난을 하였습니다. 그러니 우리 보도출판계에서도 흥분하여 대대적 비판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군사훈련 문제도 내년 1, 2월 되면 팀스피리트 훈련을 다시 계속할 예정으로 알고 있는데 우리도 훈련은 하지만 팀스피리트는 너무 많은 병력이 참가하고 미국, 일본군까지 참가하는데 이것이 모두 정상회담 과 남북대화의 운명과도 관계되는 것입니다.


장세동 : 여러 가지 말씀 감사합니다. 공통점 두 가지에 대해서는 두 분의 뜻이 같으니 더 이상 논의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차이점에 관해서 말씀드리자면 우선 불가침선언에 관하여는 선언을 하자는 원칙 자체에는 이미 양측이 의견 일치하였으나 그 담보 방법에는 이견이 있습니다. 또한 통일을 하자는 목표도 같으나 그 방법에는 이견이 있는 것 같습니다. 남북의 주변 4강과의 교차수교 문제는 북의 지금까지 입장에 비추어 어려운 문제인 것으로는 짐작이 되나 분단을 고착화하는 것이라는 생각은 기우에 불과합니다.


북도 지금 미국, 일본과의 접촉 노력을 하고 있는 줄 압니다. 우리의 역사나 현실을 볼 때 주변 강대국들은 우리 민족에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쳐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입니다. 허 비서께서 좀전에 주변 강대국의 관여 문제를 말씀하셨는데 보다 적극적으로 우리가 주변 열강과 선린 우호 관계를 맺고 그들이 남북 당사자간의 평화 노력과 통일의지를 지지하고 도와주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우리는 이러한 이유로 교차수교문제를 제기하였습니다. 남북은 이미 1백여 국과 수교하고 있고 그 중 67개국과는 동시 수교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여기에 각각 2개국과 더 수교한다고 해서 분단이 고착된다는 것은 납득키 어렵습니다. 초강대국의 영향력을 우리의 평화통일 의지 속에 용해시키려면 2개국과 더 수교한다고 문제될 것이 없습니다.


유엔 가입문제도 같은 맥락으로서 교차수교문제가 이루어지면 유엔 가입문제는 저절로 해결되리라 생각하여 큰 문제가 아니라고 봅니다. 다음 통일문제는 서로 목표는 같으나 방법상의 전후에 차이가 있습니다. 통일 협의기구를 먼저 설치하느냐 남북정부 위에 통일의 뚜껑을 먼저 씌우느냐의 문제는 대화와 토의를 통하여 논의 가능하니 큰 문제는 없다고 봅니다.


다음으로 정상회담을 사전 발표할 것이냐 비밀로 할 것이냐 하는 형식문제에 대해 말씀드리지요. 우리 체제를 아시겠지만 사전 1개월 내지 3개월에 발표하여 본격적 준비를 하고 국민을 설득하고 공감을 불러일으켜야 합니다. 우리 체제상 대통령 각하가 비밀리에 출국하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습니다. 40년 공백이 있었는데 대결과 적대관계에 놓였던 사정을 감안한다면 비밀로 회담하는 것은 불가능하고 국민을 납득시킬 수 없습니다. 적어도 상당 기간 전에 1개월 전에는 발표하여 국민적 이해와 동의를 얻어야 하겠으며 국제관례이기도 합니다.


다음으로 군사훈련 문제에 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오면서 대동 강변에서 공사에 땀흘리는 군인들을 보았습니다. 군대가 있는 한 놀려 둘 수는 없고 군사훈련이 있게 마련입니다.


허담 : 결론적으로 강조하고 싶은 것은 분렬이 아니라 통일, 두 개의 조선이 아니라 하나의 조선이라는 관점에서 우리는 출발하여야 합니다. 그래서 교차수교와 유엔동시가입 문제는 서로의 의견이 표시되었으니 앞으로 더 연구하여 실무자토의를 통해 하나의 합의점에 도달하도록 해보시지요.


비밀보장 문제와 군사훈련 문제도 많은 설명을 하셨는데 이런 문제도 어차피 논의하고 해결 보아야 합니다. 더 토론하고 의견을 교환하여 출로를 찾아야 정상회담이 가능하리라 생각됩니다. 오늘은 더 깊이 상대방을 알고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장세동 : 오늘 우리가 바로 결론을 얻고자 마주 앉은 것은 아닙니다 원칙과 방향에 두 분의 뜻이 같고 그 실현을 위한 허 비서와 나의 의지가 분명하므로 잘 추진될 것으로 확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