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통일범민족연합 범민련 남측본부

정책자료

 
  [범민련자료] [시사돋보기 131호 ①] ‘5.29북일합의’, 한미...
  
 작성자 : 범민련남측본부
작성일 : 2014-07-17     조회 : 1,199  


‘5.29북일합의’, 한미일 대북압박 공조체제에 파열구 내나!
 
 

1. 전격적으로 발표된 북일합의
 
북과 일본이 5월 29일 일본인 납치 피해자 조사와 대북제재 해제에 합의했다고 전격 발표했다. 북은 <조선중앙통신> 보도 형식으로, 일본은 아베총리 등 주요 각료가 참석한 각료회의를 연 후 스가 관방장관이 직접 기자회견을 통해 발표했다.
 
북과 일본은 5월 26일부터 28일까지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양국 외무성 국장급 회담을 개최했다. 이전부터 비공식적인 사전협의들이 중국 인근에서 계속되어 오다, 마치도 비밀협상을 하겠다는 듯이 멀리 스웨덴에서 회담을 개최한다 해서 많은 관심을 모았다. 그런데, 정작 회담이 끝났을 때 언론의 첫 보도는 성과 없이 끝났다는 것이었는데, 결국 5.29 북일 합의를 전격적으로 발표한 것이다. 시작과 끝이 참으로 묘했다. 주변 국가들의 간섭과 관심을 배제하고 양국만의 긴밀한 협의 속에 회담의 성과를 낸 것이다.
 
북과 일본은 5.29합의를 통해 북측은 일본인 납치자 문제와 관련 포괄적 조사를 위한 ‘특별조사위원회’를 구성, 조사를 개시하기로 했고, 이와 동시에 일본측은 인적왕래 규제, 송금 및 휴대금액 관련 특별규제 조치, 인도주의 목적의 북 선박 일본 입항 금지조치 해제 등을 진행하고, 합의사항의 이행 여부에 따라 ‘적절한 시기’에 대북 인도적 지원 실시를 검토하기로 했다.
 
그러나 앞의 사항은 언론들이 북일합의의 의미를 축소하기 위해 북일합의를 한정하여 보도한 것이지만, 발표문의 전문을 보면 더 중요한 문제는 따로 있다.

전문의 첫 문장이 바로 “쌍방은 조일평양선언에 따라 불행한 과거를 청산하고 현안문제들을 해결하며 국교정상화를 실현하기 위하여 진지한 협의를 진행하였다.”1)이다.

이번 북일합의가 2002년 조일평양선언을 계승하여 다시금 2008년 이후 중단된 양국 국교정상화 협의를 다시 이어 갈 것이라는 것이다. 그와 더불어 발표문에는 재일조선인 문제에 대한 협의가 있어 이에 대한 모종의 합의 또한 있었을 것이다. 


2. 아베내각 출범 이후 속도를 내는 북일 협상
 
북과 일본 간의 관계개선은 이미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 숱한 우여곡절 속에 반전과 반전을 거듭해왔다. 1990년 9월 자민당의 가네마루 신 당시 자민당 부총재가 자민당, 사회당 방문단을 이끌고 방북하여 북의 노동당과 “조일3당 공동선언”2)을 발표하고, 국교정상화 교섭을 8차례 진행하다, 1992년 8월 가네마루 부총재가 정치자금 수수 스캔들로 인해 타격을 받고, 북핵문제가 대두되면서 1992년 11월 국교정상화 회담이 결렬되었다.
 
그리고 2002년 9월 고이즈미 당시 총리가 방북하여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정상회담을 가지고, 평양선언을 발표하여 국교정상화를 추진하였다. 하지만 2002년 10월 켈리 미 차관보가 방북하여 북의 농축우라늄 문제를 거론하면서 2차 북핵사태가 일어난 이후 난항을 겪게 된다. 2004년 5월 다시금 고이즈미 총리가 방북하여 논의를 진척시키다, 북측에서 송환한 일본인 메구미씨 유골 DNA 문제가 터져 논의가 중단되게 된다. 그리고 후쿠다 총리 시기에 다시금 국교정상화 회담을 추진하였으나, 극우성향의 아소 내각이 등장하면서 국교정상화 협의는 2008년 8월 3차를 끝으로 진척되지 않았다.
 
2012년에는 일본 민주당 노다 내각에서 북일협의를 추진하기도 했다. 그해 8월말에 중국 베이징에서 4년 만에 열린 과장급 회담을 열었고, 그해 11월 15일 몽골 울란바토르에서 국장단 회담을 열었고, 2차 회담을 12월에 열기로 하였으나, 북의 로켓발사 천명으로 회담이 무기 연기되었다.
 
그리고 2012년 12월 아베가 총리 취임 이후 납치문제를 해결하겠다고 호언장담을 하더니, 이를 해결하기 위해 2013년 5월 이지마 관방내각참여를 대북 밀사로 파견하여 상당한 논의를 진척시켰다. 2014년 정초부터 수차례 북일 간 비밀 협의가 있었다는 언론보도가 연달아 있었고, 3월 30일-31일 아베정권 출범 이후 처음으로 공식적인 당국회담(국장급)이 열리게 된다. 결국 5월 28-29일 2차 국장급 회담을 개최하여 5.29 합의가 나오게 된다. 이전 북일협상 추진이 여러 큰 변수의 등장으로 인해 진척되지 못했지만, 아베내각의 등장 이후 북일 간의 회담은 상당히 속도를 내고 있다. 하지만, 과거 북일협상에서도 봤듯이 양국의 협상은 항상 대외적 변수에 막혀 번번이 무산되었기 때문에 향후 국교정상화까지 순조롭게 진행될 지는 지켜볼 일이다.


3. 한미일 대북압박 공조체제에 파열구를 내나!
 
이번 5.29북일합의는 주목해야할 지점이 몇 가지 있다.
2002년 평양선언을 계승하여 국교정상화 논의를 지속하겠다는 것과, 북핵문제와는 별개로 갈 것, 그리고 합의 자체에는 드러나고 있지 않지만 재일조선인 지위 문제이다.
 
우선, ‘5.29북일합의’의 첫 합의사항은 2002년 평양선언을 계승하여 국교정상화 논의를 재개한다는 것이었다. 평양선언에서는 일본측에서 과거 식민지배에 대한 사죄를 표하면서 국교정상화를 실현시키기로 했다. 그리고 국교정상화 이후 양국 간 경제협력을 활성화하기 위해 무상자금 협력, 저이자 장기차관 제공 및 국제기구를 통한 인도주의적 지원 등을 진행하기로 하였다. 이번 5.29북일합의는 명백히 2002년 평양선언에 복귀하고, 국교정상화 논의를 실질적으로 진전시켜 양국 간 관계개선의 속도를 높이겠다는 것이다.
 
최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외무상이 6월3일 일본인 납치자 문제 해결을 위해 아베 신조 총리가 직접 방북할 가능성이 있다고 참의원 외교국방위원회에서 밝히기도 했다.3) 특히 <특별조사위원회>를 이번 달에 발족시키면 일본측에서는 여기에 일본측 외무성 직원을 평양에 상주하여 북측과 정기 실무협의를 하는 것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고,4) 6월내 특별조사위원회가 가동될 것이라고 한다. 5.29북일합의 발표 이후 후속 언론보도를 본다면 북일 간의 관계개선이 급진전할 가능성을 높일 조건이 계속 만들어지고 있다.
 
그리고 이번 북일합의는 북일협의와 북핵문제를 분리하여 진행되고 있다. 우선 이번 북일합의를 통해 일본측의 대북 독자제재를 해제하기로 한 것은 북의 핵시험과 인공위성 발사 이후 한미당국을 중심으로 구축한 유엔제재와 대북압박 국제공조체제에 균열을 낼 수 있는 것이다. 물론 일본의 독자 제재 해제는 유엔 안보리 결의와 충돌하지 않아 일본의 정치적 부담이 크지 않지만, 그래도 미국이 중심이 된 대북압박 공조체제에 엇박자를 내는 것은 불가피해 보인다.
 
그리고 6월 8일 일본의 스가 관방장관은 후지TV와의 대담에서 ‘북한이 핵실험을 하고 미사일을 쏴도 납치 문제를 계속 협의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납치(문제)와 핵(문제)은 분리해 행동한다”고 밝혔다.5) 이는 일본 고위당국자가 북일협상이 당장 아베내각 하에서는 북핵과 한미일 공조체제로 인해 좌초되지 않고 독자적 흐름 속에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는 것을 밝힌 것이다. 일본 정부가 최악의 대외적 변수가 있더라도 대화를 추진하겠다는 것은 공조체제 유지에 골몰하는 한미당국에게는 적잖이 당혹스러운 일이 될 것이다. 
 
이번 ‘5.29북일합의’는 일본의 대북관계에서 한미일 공조체제와는 별도의 독자적 흐름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일본의 대북 독자제재 해제와 더불어 납치자 문제 해결과 국교정상화 논의 진전에 따라 인도적 지원과 경제협력이 확대된다면, 대북압박 공조체제에 심각한 파열구를 낼 것이다. 더군다나 최근 북러 간의 경제협력이 급물살을 타고 있는 상황에서 일본과 러시아의 대북 관계 진전은 한미중심의 대북압박 공조체제를 사실상 무력화시킬 수 있다. 
 
이와는 별도로 북일협의에서 최대 쟁점이 될 것으로 보였던 ‘재일 조선인 지위 문제’는 북일합의 발표문에는 구체적으로 거론되지 않았다. 특히 재일총련 중앙본부 청사와 부지의 매각문제가 주요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데, 재일총련 산하 신용조합의 파산으로 발생한 채권(약 627억 엔)을 인수한 일본측 정리회수기구가 재일총련 중앙본부 청사와 부지를 경매에 넘겨 도쿄법원이 일본 부동산 투자회사에게 헐값에 처분토록 하여 재일 조선인의 공분을 일으키고 있었다.
 
때문에 이번 북일합의를 통해 재일총련 청사문제에 대한 모종의 합의가 있었을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산케이신문에서는 “일본 정부 기관이 부동산회사로부터 건물을 사들여 조총련에 임대하기로 합의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최근 재일총련 중앙본부의 토지건물 매각에 대한 도쿄지방재판소에서 필요한 서류가 교부되지 않아 한 달 이상 소유권 이전이 되지 않는 이례적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는 <교도통신>의 보도가 있었다.6) 그리고 일본에서 부당한 처우와 차별을 받고 있는 재일 조선인들이 북일 간 국교정상화가 이뤄진다면, 북측의 공민으로서 정당한 대우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4. 북일 국교정상화 협의는 지속 가능한가
 
최근 흐름은 북일 간 최고 정상 간의 강력한 의지 속에서 양국의 중대 이해를 풀고자 하는 것으로 보인다. 북측의 재일 조선인 문제, 일본의 납치자 문제 등, 그리고 이를 통해 국교정상화를 실현하기 위한 논의를 진척시킬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한미일 대북공조체제 붕괴를 우려한 미국의 방해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가 관건으로 보인다.
 
기간 북일 협상과정에서 1990년 조일3당 공동선언, 2002년 평양선언 등 북일 간 관계 진전의 논의 중에 석연찮은 이유로 인해 협상과 협력사업이 중단된 사례에서 보듯이 북일 관계개선 문제는 살얼음판을 걷는 것과 같이 숱한 변수와 어려움 속에 진행될 것이다. 최근 대북 압박수위를 높이고 있는 미국의 강력한 반대에 부딪힐 경우 북일관계 개선은 난관에 봉착하게 될 것이 분명하다.
 
북일합의는 어차피 한미일 공조체제를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제한적으로 추진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 대체적 예상이다. 북일합의 직후 남측의 한 당국자는 일본이 대북 인도적 지원을 한다면 미국이 가만히 있겠냐는 발언에서 볼 수 있듯이 미국은 북일관계 진전의 마지노선을 분명히 설정하고 있을 것이다. 불을 보듯 뻔한 한미당국의 방해책동을 극복하는 것이 현재 북일관계 개선에서 주요한 문제가 될 것이다.
 
하지만 과거와는 분명 다른 것은 당시는 남북 간, 북미 간 관계진전의 흐름에서 일본이 편승한 상황이었지만, 현재는 남북, 북미 간 관계 악화가 두드러진 상황에서 일본의 독자적 판단으로 관계진전을 진척시키고 있는 것이다. 북측이 일본을 대화로 끌어들이며 관계개선 논의를 확대해가는 형국에서 그 지속 여부는 일본 당국이 한미당국과 국내 극우세력의 방해를 딛고 그 생명력을 유지하겠다는 의지를 가지는가 하는 것이다.
 
우리는 현재 한미일 대북압박 공조체제가 일정한 균열을 보이고 있는 것을 확인하고 있다. 우리는 분명히 한미당국이 한반도 평화와 통일에 결정적 장애가 되고 있으며, 이미 파산선고를 받고 있는 대북압박, 대북 붕괴전략을 하루속히 거두고 한반도 평화와 화해협력 정책으로 나아갈 것을 요구해야 할 것이다. 이미 대북압박 공조는 상당히 무력화된 상황이다. 북의 경제성장 활성화, 북러 경제협력 확대, 북일관계 진전, 북중관계 지속 등 동북아에서는 한미당국만이 대북 관계개선흐름에서 벗어나 있다. 한미당국은 하루속히 대북 화해와 협력정책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

(2014.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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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강조는 필자


2) 주요내용은 1. 식민지 지배 35년 및 전후 45년 보상 2. 빠른 시일 내에 국교관계 수립 3. 교류협력 발전과 위성통신 이용, 직항로 개설 4. 재일 조선인 법적 지위 존중 5. 조선은 하나, 남북대화에 의한 평화통일 인정

3) 611일에도 후루야 납치문제 담당상이 BS후지 방송에서 출연해 아베 총리가 납치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라면 방북할 용의가 있다고 재차 밝혔다.

4) 연합뉴스 2014531"일본, 평양에 납북자 조사 거점·직원 상주 검토"

5) 동아일보 201469핵실험해도 양국교섭 지속

6) 통일뉴스 2014619일 북일합의 영향? 재일총련 중앙본부 아직 기업에 소유권 이전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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