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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문> 감옥 문을 열고 모든 양심수와 ‘생계형 구속자’들을 석방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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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민련남측본부 작성일13-01-31 17:52 조회3,670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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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문> ‘권력형 범죄자’들만 국민인가?
감옥 문을 열고 모든 양심수와 ‘생계형 구속자’들을 석방하라!

거센 비난 여론에도 불구하고 이명박 정권은 어제(1월 29일) 권력형 비리 범죄자들에 대한 특별사면을 강행했다. 청와대는 “재임 중 발생한 권력형 비리에 대한 사면은 하지 않겠다”던 약속을 지키려 노력했고, 법무부는 “범죄사실이나 사회통합의 상징성, 피해회복 등 여러 가지를 고려”했다고 하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전혀 그렇지가 않다.


특별사면을 받은 55명 가운데는 이명박 대통령의 정치적 멘토라 불렸던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과 ‘절친’인 천신일 세중나모 회장을 비롯한 다수의 비리 정치인과 공직자들이 포함되었다. 이들은 지난 5년 동안 권력을 틀어쥐고 온갖 비리를 저질렀을 뿐 아니라, 언론과 표현의 자유를 탄압하면서 이명박 정권의 실정을 주도한 인사들이다. 이들을 구속시킨 건 국민 여론이었고 아직 그 죄상조차 명백히 밝혀지지 않았다.

그런데도 사면을 받기 위해 상소를 포기하는 등 꼼수를 부리다가 형이 확정된 지 두 달도 안 돼 풀려났다.
‘전당대회 돈 봉투 사건’으로 국회의 위상에 똥칠을 한 박희태 전 국회의장은 정권 창출을 도운 ‘6인회’ 멤버이고, 노동탄압과 온갖 불법을 저질러온 효성섬유 조현준 사장은 대통령의 사돈이라는 점이 고려돼 사면을 받았다. 故 노무현 대통령의 광화문 빈소를 습격했고 온갖 터무니없는 ‘메카시즘 선동’으로 사회 갈등을 부추겨온 국민행동본부 서정갑 본부장과 뉴라이트전국연합 임헌조 사무처장 같은 극우인사들을 복권해주고, 노동계 몫이라며 ‘부산시 보조금 횡령 사건’으로 구속된 한국노총 간부를 사면시켜준 것도 역겨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번 특사에는 현 정권 들어 처음으로 양심수가 포함되었다. 하지만 ‘용산참사’ 과정에서 억울하게 구속 돼 4년 이상의 중형을 선고 받고 형기가 채 1년도 남지 않은 철거민 5명만 포함시켰을 뿐, 국가보안법, 노동운동, 양심적 병역거부 등으로 구속 중인 대다수 양심수들이 배제되었다. ‘용산 참사’ 로 구속된 양심수만 해도 모두 6명이다. 그런데 전국철거민연합 남경남 전 의장 같은 경우, 말도 안 되는 이유로 이번 사면대상에서 제외되었다. 권력형 비리 범죄자들을 풀어주기 위해 이렇게 양심수 몇 명을 끼워 넣는 것은 사상이나 신념에 따라 활동해 온 양심수들을 모독하는 일이다. 양심수들에 대한 사면·복권은 그동안 저질러온 실정과 인권 유린을 반성하는 토대 위에서 진정성 있게 이루어져야 한다.

아직도 감옥에는 생존권을 요구하며 저항하다 부당하게 구속된 노동자, 서민들, 반인권 악법인 국가보안법과 병역법에 의해 구속된 양심수 750여명이 차디찬 겨울 감옥에서 옥고를 치루고 있다.

양심수의 존재 유무는 그 나라의 민주주의 수준을 가늠하는 중요한 지표가 된다. 국가보안법 같은 반인권 악법이 활개 치는 대한민국은 사상과 표현의 자유가 숨을 쉴 수 없는 나라다. 이명박 정권 들어 공안기관들이 경쟁적으로 국가보안법 사건을 터뜨리면서 한 해 150명 넘게 입건이 되고 있다. 한반도를 전쟁 위기로 몰아넣고 있는 이명박 정권의 남북 대결정책에 반대하며 일관되게 남북화해와 평화통일을 위해 노력해 온 범민련 남측본부 같은 민간 통일운동 단체들을 가당치도 않게 ‘이적단체’로 낙인찍어 이규재 의장을 비롯한 활동가 5명에게 중형을 선고했다.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왕재산 사건’으로 무려 200명 가까운 사람들이 국가정보원에 소환되었다. 1심에서 ‘왕재산’은 ‘반국가 단체’는커녕 실체조차 없는 조직이라는 게 판명되었는데도 구속자 4명에게 최고 징역 9년에 이르는 중형을 선고했다. 인터넷에 통일 문제나 북한 관련 글을 올리기만 해도 감옥으로 끌고 가 실형을 선고하는 사례도 빈번해 지고 있다. 국가보안법으로 구속된 양심수들에겐 최소한의 인권마저 보장되지 않는다. 범민련 남측본부 원진욱 사무처장의 경우 갑상선암을 앓고 있는 중환자임에도 검찰이 무리하게 구속시키는 바람에 수술 시기를 놓쳐 지금 생사의 갈림길에서 사투를 벌이고 있다.

노골적으로 ‘친기업 정부’를 표방한 이명박 정권의 반노동정책 탓에 수많은 노동자들이 감옥으로 끌려가거나 벌금과 손배가압류에 시달리다 못해 목숨을 끊고 있다. 돈과 권력을 거머쥔 기업주들의 권리는 무한정 확장되는 반면 몸뚱아리밖에 없는 노동자들은 알량한 노동 기본권마저 박탈당한 채 이 추위에도 거리에서 철탑위에서 목숨을 건 투쟁을 벌이고 있다. 정부와 법원은 그 목소리조차 듣기 싫어 이들을 범법자로 낙인찍어 사회로부터 고립시키며 고통을 배가시켜 왔다. 97명의 노동자를 구속시킨 쌍용차파업에 대한 살인진압은 아무 것도 해결하지 못한 채 해고노동자와 그 가족 23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사례에서 보듯 재벌 총수는 법원 판례를 무시해도 아무런 처벌도 받지 않고 법을 지키라고 요구해 온 노동자들만 해고의 고통을 겪다가 구속까지 당하는 게 이 나라의 사법 현실이다.

자신의 신념에 따라 전쟁에 반대하고 살육을 부추기는 군대를 거부했다는 이유로 한 해 700명이 넘는 청년들이 감옥으로 끌려가는 현실은 어떠한가? 상류층, 권력층 자제들은 온갖 수단을 동원해 병역을 기피하거나 면제받는 현실에서, 이들은 당당하게 병역을 거부하는 대신 사회를 위해 진심으로 봉사할 수 있는 대체복무를 요구하고 있을 뿐이다. 이들의 양심은 보호받아야 마땅하며 사회로부터 ‘왕따’를 당해야 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 정부는 하루 빨리 불합리한 병역제도를 개선해서 국가와 사회를 위해 많은 기여를 할 수 있는 청년들의 앞길을 막는 야만적인 행위를 중단해야 한다.

지금 감옥에 갇혀 있는 수형자의 80% 가량은 경제 불황으로 심화된 사회 양극화 상황에서 어쩔 수 없이 범죄의 유혹에 빠져든 소위 ‘생계형 범법자’들이다. 먹을 게 없어 길에 떨어진 떡 박스를 가져갔다가 몇 배가 넘는 벌금을 선고받은 어떤 할머니의 이야기, 몇 십 만원의 벌금을 내지 못해 감옥으로 끌려가야 하는 수천 명 노역수들의 현실을 통해 지금 한국 사회의 자화상이 그려지고 있다. 우리 사회가 경제성장의 과실을 골고루 나누고 이윤보다 인간을 우선하는 사회라면 이 같은 일은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권력층 범죄자들에겐 ‘솜방망이 처벌’도 모자라 ‘봐주기 사면’까지 일삼는 국가가 ‘법질서 확립’을 외치면서 서민들에게만 준법을 강요하는 건 위선이다. 곧 출범할 박근혜 정부는 이러한 사회 현실을 유념해서 불공평한 법, 제도를 개선하고 누구나 평등하게 인권을 보장받을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우리는 이명박 정권의 파렴치한 임기 말 특별사면을 규탄하며 곧 출범할 박근혜 정부를 향해 다음과 같이 요구 한다.


- 우리의 요구 -

1. 지금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반인권적인 공안탄압과 노동탄압을 중단하고 감옥에 갇혀 있는 모든 양심수를 석방하라!

1. 입버릇처럼 외쳐온 “국민 대통합” 정신에 따라 감옥 문을 열고 모든 양심수와 생계형 수형자들을 사면하라!

1. 인권을 억압하고 양심수를 양산하는 국가보안법을 비롯한 반인권 악법을 철폐하라!

2013년 1월 30일

<권력형 범죄자 사면 규탄, 양심수 석방 촉구 긴급 기자회견> 참석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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