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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돋보기 130호] 지리한 시간끌기 끝에 대북적대정책 고집한 오바마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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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민련남측본부 작성일14-05-29 17:42 조회1,053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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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한 시간끌기 끝에 대북적대정책 고집한 오바마 정부



지리한 시간끌기 끝에 결국 오바마 정부는 ‘전략적 인내’ 정책을 고집하는 길을 선택하였다. 4월 아시아 순방에 앞서 미국 NSC에서 대북정책에 대한 검토를 진행했으나 “현재의 경로 외에 다른 모든 대안이 더 안 좋다는 것이다”고 판단했으며, 이에 기초하여 미일,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아시아로의 귀환 정책’ 강화, ‘전략적 인내’ 정책 유지 등 노골적인 적대정책을 다시 한 번 천명하였다. 그동안 숱하게 미국을 오가며 협상을 중재했던 중국의 입장에서는 판을 깨자는 선언이고, 미국의 태도변화를 기다리며 인내했던 북측으로서는 추가적 행동을 고려할 만한 상황이 아닐 수 없다.



1. 한미정상회담, 대북적대정책의 종합판


지난 4월 25일 열린 한미정상회담은 미 NSC 검토에 따른 대북정책을 종합적으로 밝힌 자리였다. 오바마 대통령과 박근혜 대통령은 정상회담 이후 기자회견을 통해 한반도 핵문제와 관련한 입장을 밝혔다. 기자회견에서 배포한 ‘공동현황설명서(Joint Fact Sheet)’를 통해 양국은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CVID) 방식의 북 비핵화 달성 목표를 재확인”하였다고 밝혔고, 오바마 대통령은 “나쁜 행동에 보상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토대로 “꾸준하고 일관된 접근 유지”할 것이라고 재차 강조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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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핵문제 해결 문턱 높인 CVID 방식


CVID 방식의 핵폐기는 부시행정부가 초기에 밝혔던 입장으로서 2005년 9.19 공동성명 이래 미국 정부가 거론하지 않았던 방식이다. 오바마 정부 들어 이 같은 핵폐기 방식을 다시 꺼내든 것은 사실상 6자회담의 모든 합의를 무효화시키는 것으로, 지난 3월 한미일정상회담에서 이 입장이 천명되었을 때, 보수 언론조차 “핵협상의 시계를 오히려 거꾸로 돌려놓았다”고 평가(2014.3.28, 중앙일보)할 정도의 심각한 퇴보이다.


지난 6자회담의 전 과정에서 참가국들은 ‘행동 대 행동’, ‘말 대 말’이라는 동시원칙을 합의하면서, 쌍방의 안보우려들을 동시에 해결해야 실질적인 진전이 있다는 점에 합의한 바 있다. 취임 이래 단 한차례도 6자회담을 성사시키지 못한 채, 2012년 2.29합의만을 도출했던 오바마 정부 또한 2.29합의 당시 9.19 합의 이행의지를 재확인한다고 공식발표한 바 있는데, 이번에 밝힌 CVID 방식의 핵폐기는 스스로 합의한 내용조차도 근본적으로 부정하는 것일 뿐 아니라, 향후 회담의 전망 또한 극히 어둡게 만들고 있다.


2) 압박의 모든 수단을 거론


오바마 대통령은 이미 한국을 방문하기 전 일본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북에 대한 압박을 강화해 북이 다른 길을 선택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면서 협상이 아닌 ‘압박’을 통한 해결 입장을 밝힌 바 있으며, 한국에서는 “나쁜 행동에 보상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토대로 “꾸준하고 일관된 접근을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하였다. 쌍방의 안보우려를 동시에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북의 일방적인 핵폐기만을 요구하겠다는 것이며, 이를 위해 ‘압박’을 가하겠다고 선언하였으며, ‘꾸준하고 일관되게’ 해 나가겠다고 한 것이다. 노골적인 대화 거부, 강경일변도의 정책을 고수하겠다는 선언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북이 대화에 진지하고 구체적인 조치가 있을 때 대화 시작할 수 있다”면서 ‘북의 비핵화 조치’를 여전히 회담의 전제조건으로 제시하면서 회담의 문턱을 높였고, 북측의 장거리 미사일 또는 핵 실험 등에 대해 ‘실효적인 추가 제재 방법’과 ‘인권침해 부각 방법 검토’가 중요하다고 밝히는 등 추가적인 압박 방법도 거론하였다. 주목할 것은 주한미군 사령부를 방문하여 ‘동맹과 우리의 삶의 방식을 수호하기 위해 군사력을 쓰는 것을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군사적 공격까지도 언급하였다는 점이다. 대화와 협상을 통한 해법은 철저히 배제한 채, 경제 제재, 정치적 압박, 군사적 수단까지, 사용할 수 있는 모든 압력수단을 꺼내들었다.


3) 중국에게 책임 떠넘기기


오바마 대통령은 한미정상회담 기자회견에서 “중국이 북에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하도록 고무”할 것이라고 밝혔다. 협상의 책임을 중국에게 떠넘기겠다는 것이다.
이같은 입장은 3,4월 여러 차례 확인된 바 있다. 3월 25일 헤이그에서 열린 한미일정상회담에서 3국은 “중국이 대북 설득과정에서 건설적인 역할을 해 나갈 수 있도록 중국의 협력을 확보하는게 중요”하다며 중국에게 북 설득의 공을 떠넘긴 바 있다. 정상회담 직후인 4월 1일, 러셀 미 국무부 동아태 담당 차관보는 ‘중국이 동북아 지역에서 미국의 전략변화를 바란다면 북이 핵무기를 포기하도록 좀 더 압박해야 한다’ 면서 협박에 가까운 발언을 하였다. 미국이 현재 ‘북핵’을 고리로 중국에 대한 군사적 압박을 강화하고 있음을 사실상 시인하면서 이를 지렛대로 공공연하게 중국에 정치적 부담을 던져준 것이다.


지난해와 올해 여러 차례 북과 미국을 오가며 6자회담 재개 노력을 기울였던 중국이 이에 강력히 반발한 것은 당연하다. 4월 6일 추이텐카이 주미 중국대사는 미국이 중국에 대해 북을 압박하라고 한 요구는 ‘불가능한 임무’ 이자 ‘불공평’한 것이라고 일축하면서 ‘대화 재개를 위한 문턱을 낮춰’야 한다고 요구하였고 우다웨이 6자회담 수석대표가 이례적으로 뉴욕과 워싱턴을 오가며 3일 동안이나 미국측 글린 데이비스 수석대표를 만나 회담을 가졌지만, 오바마 대통령은 한미정상회담에서 ‘대화재개의 문턱’을 낮추기는커녕 중국에게 다시 대화재개의 책임을 떠넘겨 버렸다.



2. ‘아시아로의 귀환’ 정책 위해 대화보다 갈등 택해


1) 북의 반발이 예고됨에도 미국은 강경정책 고집해


북의 핵능력은 2005년 9.19 합의 당시보다 강화되었다. 벤 로즈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부보좌관이 지난 해 9월 “북은 이미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고 인정한 것처럼 미국 정부도 북의 핵보유를 사실상 인정하고 있으며, 북측 스스로는 3차례의 핵시험을 통해 다종화, 경량화에 성공하였음을 밝히고 있다.


북측은 미국이 즉각적인 평화협상에 나설 것을 촉구하면서 평화협정 체결과 적대정책 폐기를 요구하고 있다. 협상에 당사자가 있다는 것을 생각할 때, 미국이 원하는 ‘북핵 폐기’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북측의 요구도 해결되어야 하며, 최소한 9.19 공동성명 합의 당시보다 더 근본적인 해법, 평화체제 구축에 대한 실질적인 진전이 있어야 한다는 것은 명확하다.
그러나 미국 정부는 오히려 회담의 합의안을 파기하고 시계를 거꾸로 돌리는 요구안을 내놓았다.
그것도 남북대화를 방해하고, 군사적 압박을 행동으로 강화하면서 말이다.


2월 5일 남북 이산가족 상봉회담이 열리던 그 날, 미국 정부는 일방적으로 전략핵폭격기 B-52를 한반도에 전개하여 폭격훈련을 단행하였고, 이산가족 상봉 기간이 끝나기 무섭게 애초 발표와는 달리 한미연합 전쟁연습 규모를 부단히 확대하였다. 최초로 동,서,남해로 동시에 이지스함을 배치하여 해상훈련을 진행하였는가 하면, 한미일 정상회담 직후에는 1만 명 이상의 해병대를 동원해 ‘평양 점령’을 상정하는 최대규모의 상륙훈련을 단행하였다. 이어 100대 이상의 대규모 항공기가 동원되어 역대 최대규모의 공군훈련 ‘맥스선더’ 훈련이 이어졌다. 이러한 훈련들이 ‘로우-키’ 약속을 깨고 언론에 대대적으로 공개된 것은 말할 나위도 없다.


이에 대한 북측의 반발이 격해진 것은 예고된 수순이었다. 한미연합전쟁연습의 규모가 확대됨에 따라 북측도 공해상으로 다양한 사거리의 로켓들을 발사했고, 상륙훈련에 대응하는 해안사격훈련을 진행하기도 하였다. 3월 헤이그 한미일 정상회담 직후에는 외무성 성명을 통해 ‘다종화된 핵억제력’, ‘각이한 중장거리 목표’, ‘각이한 타격력’을 활용한 여러 가지 형태의 훈련을 거론하면서 만일 이를 ‘도발로 걸고드는 경우’ ‘새로운 형태의 핵시험을 배제하지 않을 것’을 공언하였다.
그러나 북의 강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4월의 아시아 순방 과정에서 이를 오히려 부추기겠다는 듯 더욱 강경한 입장을 강조하였다.


2) ‘아시아로의 귀환’ 정책 위해 갈등 격화 택해


미국이 사실상 핵문제 해결을 외면한 채 강경일변도의 입장을 고집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이번 아시아 순방과정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강조한 정책에서 그 해답을 찾을 수 있다.



이번 아시아 순방 과정에서 미국은 일본 재무장에 대해 전폭적으로 지지하는 한편, 한미일 MD 추진, 한미일 군사정보 공유를 공식화하였다. ‘아시아로의 귀환’ 정책이 추구했던 주요 정책, 한미일 동맹 완성과 MD 구축을 최종적으로 관철한 것이다.


이번 회담에서 양국 정상은 미사일 방어체계의 ‘상호운용성 강화’에 합의함으로써, 미국 주도하의 MD 체계에 한국이 본격적으로 합류하게 되었음을 선언하였다. 국방부는 ‘상호운용성 강화는 MD 참여가 아니다’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상호 운용성이란 밀접한 연관성을 갖고 통합적으로 운영될 필요가 있는 체계에서만 필요한 개념이라는 점을 생각할 때, 이는 ‘술을 마시고 운전을 했지만 음주운전은 아니다’라고 했던 것과 하등 다를 바 없는 말장난에 불과하다.


MD 문제와 관련하여 미국 정부는 지난 해 부터 전시작전통제권 전환문제와 연계하여 이 문제를 제기해 왔다. 지난 해 9월 30일, 헤이글 미국 국방장관은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을 위해 한국군이 갖춰야 할 가장 중요한 역량은 ‘미사일 방어’라고 언급하면서 전작권 환수 시기 재연기 문제와 MD 구축을 강하게 연계하였다. 이번 한미정상회담에서 MD 구축과 함께 전작권 연기 문제가 거론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MD 완성을 위해 미국이 강하게 요구했던 한일 군사정보 협력 또한 이번 정상회담에서 ‘한미일 군사정보 공유의 중요성’을 확인한 것을 토대로 ‘한미일 군사정보보호 약정’방식으로 추진(국방부, 2014.4.28.)하는 것으로 관철되었다. 국회비준이 필요없는 MOU 방식, 미국을 끼워 넣은 한미일 군사정보 보호라는 이름으로 한일 군사협정에 대한 국민적 반발을 무마하겠다는 얄팍한 술수를 부린 것이다.


2013년 미 의회조사국에서 발간한 보고서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의 탄도미사일방어 : 협력과 반대’에서는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이 한미일 3국의 ‘미사일방어(MD)체제 구축을 위한 사전조치’라는 점을 지적하고 있으며, 또한 ‘미사일 방어 협력의 선결조치’로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보유나 평화헌법 개정을 선결조치로 거론하고 있다. 미사일이 일본 영토내에 진입하기 전 요격하려면 본토방어로 자위대의 임무를 제한하는 현 평화헌법의 규정에는 어긋나기 때문이다.


이번 아시아 순방 과정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MD 구축을 위한 두 가지 요소, 집단적 자위권 보유와 한일 군사정보 협력을 관철하였고, 한국을 MD 체계에 합류시켜 냄으로써 한미일 MD 구축을 실질적으로 진전시켜 내었다.


이 과정에서 명분으로 강조된 것, 바로 ‘북의 위협’이다.
아베 총리는 3월 한미일 정상회담 당시 ‘대북억제에 있어 일본의 협력도 중요’하다고 강조하면서 일본의 군사적 활동 확대를 피력하였다. 집단적 자위권 보유 등 군사적 활동을 확대하는 명분으로  ‘북의 위협’을 내세운 것이다. 이번 한미일 군사정보 공유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내세운 것도 ‘북의 핵, 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서라는 이유였다. 한미정상회담을 앞두고 한국 국방부는 석연찮은 ‘북 핵시험 임박’ 설을 흘리면서 이같은 분위기를 한층 더 부추기기도 하였다.


미국은 MD 구축, 한미일 군사협력 강화 등의 주요 명분을 유지하기 위해 북과의 협상에 성의있는 자세로 나서지 않고 있다. 아니 오히려 ‘북의 위협’을 부각시키는 차원에서 보다 강경한 태도로 북을 자극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3. 맺으며


한미정상회담을 통해 미국은 동북아 MD 구축 및 군사력 증강을 택하고, 북과의 평화협상을 외면하는 입장을 대내외에 밝혔다.


이에 대한 북측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북측 외무성 대변인은 28일, 핵시험, 로켓 발사 등을 언급하면서 ‘그 이상의 조치들을 취할 수 있다는 데 부정하지 않는다’고 밝혔는가 하면, 30일 재차 ‘3월 30일 성명에서 천명한 새로운 형태의 핵시험도 배제되지 않는다는 우리의 선언에는 시효가 없다’고 경고하였다. 북 관련 사이트인 ‘38노스(North)’는 최근 KN-08로 알려진 로켓 엔진 시험 및 핵시험장 인근에서의 군사적 움직임이 확인되었다고 보도하였다. 북측이 이미 경고한 추가적 행동이 점차로 가시화되고 있는 것이다.


오바마 정부는 NSC를 통해 대북정책을 재검토하면서 “현재의 경로 외에 다른 모든 대안이 더 안 좋다는 것이다”고 결론지었지만, 과연 미국이 추진하고 있는 대북적대정책과 ‘아시아로의 귀환’ 정책이 미국의 궁극적 이익에 맞는 것인지 냉정하게 따져보아야 한다. 미국 뉴욕타임즈는 NSC 논의에 대해 언급하면서 미 행정부 관리들조차 ‘현 대북정책이 너무 수동적이어서 오바마 대통령이 임기를 마칠 때쯤이면 북의 핵능력이 훨씬 더 고도화돼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고 보도하였다. 북의 핵능력이 계속 고도화되는 사태, 오바마 대통령 스스로 주창한 ‘핵없는 세계’ 구상이 완전히 백지화되는 사태야 말로 미국의 부담을 한층 더 가중시킬 것이 뻔함에도 불구하고 당장 눈앞에 놓인 무기 판매와 동맹 강화에 몰두하는 것은 참으로 어리석은 일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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